위클리서울 인터뷰 3 - “장자연, 김학의, 버닝썬... 지금도 도처에서 벌어지는 일”

김건중
20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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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김학의, 버닝썬... 지금도 도처에서 벌어지는 일”

 


                 
                                          
[심층인터뷰] ‘평화의 길’ 이사장 명진스님-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평화의 길’ 이사장 명진스님
‘평화의 길’ 이사장 명진스님

- 남북관계, 결국 길은 외부에 있다는게 중론이다. 어떻게 열어야 하나.

▲ 남북이 잘 화해해서 북측과 자유롭게 왕래하고 교류의 길을 터야 한다. 그러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북쪽의 지하자원과 노동력 정도의 차원이 아니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 갔을 때, 정세현 장관이 김어준씨 프로에 나와서 “김 위원장, 기차로 가면 안 된다. 기차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저는 “기차로 가야한다. 기차로 갈 거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렇게 되지 않았나. 왜냐면 일단 기차로 가게 되면 중국을 거쳐 베트남으로 가는 레일이 있다는 것을 전 세계 사람에게 보여 줄 전시효과가 크다. 시베리아를 열차로 횡단도 해 봤지만, 우리가 베트남을 간다고 할 때 열차로 갈 생각 아마 거의 못했을 것이다. 비행기만 생각할 거다. 김 위원장은 열차로 하노이까지 타고 갔다. 저는 열차로도 갈 수 있다는 사실에 내심 충격이었다. 열차 타며 중간에 내려서 구경도 하고 밥도 먹으며 갈 수 있다는 것을 상상만 해도 즐겁다. 열차로 갔다는 것은 세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준 것이다. 특히 일본에 보낸 사인이다. 굉장한 신호다.

 

- 통일도 중요하다. 그전에 우리 내부 결속과 통합도 중요한데.

▲ 제일 어려운 문제다. 어느 정권이든 나름의 통치이념이 있다. 중국도 춘추전국시대 때 왕이 되거나 지역의 맹주가 되면 현자들을 찾으러 다녔다. 군자를 찾아다니며 정치적 스승을 모셔 놓고 지도를 받는다. 철학자들을 스승으로 모셨다. 그리스 아테네도 그랬다. 철인정치를 했다. 통일신라도 불교를 중심으로 원효대사와 의상대사를 모셨다. 고려도 불교가 통치이념이었다. 조선으로 넘어오면서 성리학이 통치이념이 됐다. 일제침략으로 조선이 망하고, 조선독립이 우리 민족의 염원이 됐다. 해방 후, 이승만 대통령이 통치이념을 기독교로 삼으려 했다. 이승만은 대통령 선서할 때, 국회에서 성경책 위에 손을 얹고 했다. 지금까지는 어떤 면에서 성공했다.

 

- 100년 전과 같은 정세급변에도 지도층에겐 민족의식이 없어 보인다.

▲ 대한민국 지성인들은 우리가 왜 우리 민족문제인 남북문제를 언제까지 미국 허락을 받고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나아가 진정한 자주적 통일국가를 만들어 가야 한다. 한반도가 미국의 한 자치주가 되어서 되겠나 하는 근본적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극단적 반미를 말하는 게 아니다. 미군철수를 하라는 말도 절대 아니다. 한반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러시아, 중국, 일본 때문에 주한미군은 일정기간 동안 주둔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맞다. 미국은 한국과 멀리 떨어져 있는 지정학적 한계 때문에 한국을 점령하거나 통치할 생각이 없다. 적당하게 통제를 하고 싶어 할 뿐이다. 하지만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은 항상 한반도를 탐내고 있다. 싫든 좋든 동북아 균형추로서 주한미군 주둔과 역할은 반드시 필요하다.

 

- 기독교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부패 공화국’의 온상이라는 말도 있다.

▲ 기독교를 통치이념으로 삼는 북유럽의 덴마크나 노르웨이 등 국기를 보면 십자가가 들어 있다. 우리도 그렇게 됐다면 상관은 없다. 대한민국은 부패한 기독교 지도자들과 권력이 결탁했다. 이들은 대부분 일제 때 친일행적을 했기 때문에 이것을 덮기 위해 뭔가 확고한 이념을 만들어야 했다. 반공이념이 그것이다. 보도연맹사건이나 제주 4.3학살에서 보듯 수십 만 동족을 잔인하게 학살했다. 반공을 국가이념으로 한 나라가 됐다. 남의 이념을 반대하는 것이 이념이 된 나라가 과연 정상적인 나라인가. 우리가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을 우리 민족의 나갈 길로 정하면 더 좋았을 텐데, 공산주의 반대 개념을 끌어들여 군사정권이 혁명공약으로 내세운 게 문제다. 우리나라를 분열과 부패, 부정 등으로 못난이 나라로 만든 원인이다. 지금 국회의원들 하는 짓을 보면 분명해진다.

 

- 반공프레임 부작용이 커 보이는데.

▲ 지금 사회가 철학적 가치를 상실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잘살아 보세’, ‘돈 많이 벌자’가 지상목표가 돼 버렸다. 돈을 그렇게 많이 번 사람들은 지금 세간의 이슈로 떠오른 ‘김학의’나 장자연 사건을 일으킨 자들처럼 여배우를 데리고 놀며 향락을 추구해왔다. 그 밑의 자식들은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번 돈을 가지고 강남 ‘버닝 선’을 누비며 마약을 하고 다녔다. 장자연, 김학의, 버닝 선은 한국사회의 소위 저질적인 통치이념자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표적 케이스로 보면 맞다. 지금도 그런 일들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평화의 길
한반도 평화의 길 '걸어서 길을 가자' 행사 



- 유명인사 대부분이 마약에 빠지는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재벌 2, 3세 되는 사람치고 마약 안하는 사람이 없다. 소위 성공한 사람들이 뭐가 있겠나. 돈만 많았지 아무런 이념이 없다. 그 돈을 좋은데 쓰고 어려운 사람에게 기부도 하고 해야 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성공은 했지만 허탈하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자살률이 일반인보다 두 배 높다. 다 이루고 난 다음에 보니 더 이상 박수 소리가 안 들리기 때문이다. 일류 스타들, 영화배우나 가수들이 마약을 하는 이유가 그렇다. 늙어서도 할 일이 없다. 삶의 가치를 어디다 둘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남이 알아주던 안 알아주던 나의 가치를 지켜가야 한다. 산속에는 외롭게 홀로 피었다가 지는 꽃들도 많다.

 

- 4.16 ‘세월호’ 침몰도 무책임한 기득권 탐욕 때문이었다는 지적이다.

▲ 해방 이후, 70년 넘게 쌓일 대로 쌓여 있던 적폐들이 사회 곳곳에 아직도 만연돼 있다. KT 취업청탁에서 보듯이 야권만 그런 게 아니라 여권에도 있다고 본다. 교육계 유치원비리와 사학비리, 항공업계, 해운업계 등 모두가 뒤엉킨 상태에서 세월호가 왜 지금까지도 규명이 안 되고 있는 것도 기득권이 썩었기 때문이다. 세월호가 침몰 당시 1시간 정도 물위에 떠 있었고, 그 시간이면 모두 구조할 시간이 있었는데 산 채로 수장시켰다. 그런데도 ‘그 얘기 이제 그만 얘기해라, 세월호 지긋지긋하다’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해군이 CCTV까지 조작을 했는데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용서할 수 없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

 

- 5년 동안 원인조사를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세월호 유가족들도 그 문제 때문에 많이 화가 나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 조정에 대한 특위를 빨리 구성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언젠가는 조사가 이뤄지리라 본다. 문 대통령이 조금 더 과감했으면 좋겠다. 야권 국회의원 세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을 안다. 법적 제도를 정비해서 할 수도 있지만 손을 쓰지 못한다. 일이 곧 해결될 것처럼 너무 서두른 면도 있었다. 그때부터 불안했다.

 

- 촛불정부에 남길 말이 있다면.

▲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관련해 잘 해왔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우선 한국은 군사작전권도 미국에게 맡겼고, 큰일이 있을 때마다 미국에게 자문을 구해야 한다. 남북문제도 미국의 허락을 받는다. 식민지는 아니지만, 미국의 큰 손안에 들어있는 자치국가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미국은 국가이익을 철저히 계산하고 나서 남북관계를 음으로 양으로 통제하고 일본은 미국 뒤에서 한반도문제를 조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오 히로부미’에게 죽음을 각오하고 총을 쐈듯이, 그런 심정으로 목숨을 걸고 남북문제를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치적 생명을 걸라는 게 아니다. 단호한 결심으로 미국에게 할 말은 하고 문제를 풀었으면 한다. 물론 ‘큰 사고’를 치면 대번에 미국이 경제제재를 가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한 달을 버티기 힘들다. 그러나 그런 사고를 칠 듯이 강하게 밀고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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